그리움으로 남아야 하는 이유
- - 최진영
아직도 그대 고운 눈빛에 가슴 시린 것은
길가다 문득
혼자 걷고 있다는 허전함에 눈물 나는 것은
잊는다 잊는다 하면서도 결국
쓴 웃음 짓는 것은
나도 모르게 발길 돌린 그대의 문턱에서
몇 시간이고 우두커니 서있게 되는 것은
친구들과 어울려 술 마시다가도 문득
외롭다 느껴지는 것은
비 오는 날
무작정 빗 속을 걷고 싶다는 생각 드는 것은
햇빛 마른 날
까닭없이 울적해지는 것은
입가에 맴도는
보고싶다고 말 한마디 못 하고 돌아서는 것은
사랑하기 보다는
사랑하는 이에게 다만 주기만 하면서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빈손으로 살고 싶은 것은
그대도 우리가
그리움으로 남아야 하는 이유 입니다.
시를 읽고
이 시는 1994년도 수첩에 적혀있는 시다. 옛날 자료를 정리하다가 보게 되었는데, 여기에 그냥 올려놓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