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데기(바리공주)

누리터에서 찾은 글월을 다듬어 올립니다.

지은이

출전

분몬

바리공주의 탄생과 부모와의 이별

옛날에 삼나라(황:천별산)를 다스리는 어비대왕(황:오구대왕)이란 임금이 있었다. 나라를 잘 다스렸는데, 정전(正殿)이 비어 있는 것이 흠이었다. 여러 종실과 시신백관이 간택할 것을 아뢰었다. 대왕은 간택할 것을 허락하는 전교를 내렸다. 나라에 영을 내려 간택을 하는데, 이간택, 삼간택을 하여 길대부인(황 : 병온)을 국모로 모시게 되었다.

대왕마마가 시녀 상궁에게 물었다.

대왕의 전교를 받은 상궁은 생진주 석 되 서홉, 금돈 닷 돈 자금 닷 돈을 간추려 싸가지고 천하궁의 갈이박사를 찾아갔다.

천하궁의 갈이박사는 백옥반에 백미를 흩어놓고 점을 치기 시작했다.

상궁에게 점괘를 일러 주었는데,

상궁은 돌아와 그대로 아뢰었다. 상궁의 말을 들은 대왕은 웃으면서 말했다.

어비대왕은 예조(서 : 관상감)에게 택일을 명했다.

삼월 삼일을 초간택을 봉하시고 오월 오일 단오는 이간택을 봉하시고, 칠월 칠일 견우직녀가 상봉하는 날을 길례로 정하고 길례도감을 설치한후 준비하시 시작했다.

세월은 유수와 같아 몇 달이 석달이 지나가니 길대부인의 몸에 이상이 생겼다. 수라에서는 생쌀내가 나고, 어수(중전마마가 드시는 물)에서는 해감(물속에 생기는 썩은 냄새나는 찌꺼기)내가 나고, 금광초(담배의 일종)에 풋내가 나고 탕수(국)에서는 날장내(생장냄새)가 나 모든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대왕마마에게 와뢰자 대왕마마가 묻는다.

대왕마마는 상궁에게 문복 가라 명했다.

천하궁의 다지막사는 점을 쳐 상궁에게 일러준다.

그대로 상달하자.

고 웃어 넘긴다.

열달이 되어 낳으니 공주였다. 공주의 탄생을 대왕마마께 아뢰자 "공주를 낳았으니 세자인들 아니 날소냐, 귀하게 길러라."

하신다.

공주 애기가 태어난지 석 달이 되자 청대공주(서 : 청도공주, 황 : 청난)라 하고 별호로 다리당씨(서 : 달이장 아씨)라 하였다.

세월이 흘러 길대부인은 또 잉태했는데, 몽사를 말하기를

또 딸을 낳아 이름을 홍대공주(서 : 홍도공주, 황 : 홍난)라 하고 별호로 별이당씨(서 : 별이장 아씨)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아들이 태어나기를 기다렸는데, 계속 딸이 태어나 딸만 육형제를 두게 되었다.

(황 : 백난, 사녀, 오녀, 육녀)

육형제를 낳은 후 길대부인은 다시 잉태하였다.

길대부인의 말을 들은 대왕은 크게 기뻐했다.

그리고는 상궁에게 문복갈 것을 명했다.

문복을 다녀온 상궁이 아뢰었다.

하며 사대문에 방을 붙어 옥문을 열어 중죄인을 용서하게 하였다.

드디어 열달이 되어 해산을 하였는데 또 딸이었다. 길대 중전마마는 그만 울음을 터뜨렸다.

대왕은 길게 탄식하며 말하였다.

옥장이 불러서 옥함을 짜게 하여 함 뚜껑에 '국왕공주'라 새기게 했다.

중전마마가 탄식하며 말했다.

대왕마마는 중전마마의 말을 듣지 않았다.

양 마마의 생월 일시와 아기의 생월 생시를 옷고름에 맨 후에 옥병에 젖을 넣어 아기 입에 물린 후 함에 넣었다. 금거북 금자물쇠, 흑거북 흑자물쇠를 채운 후에 신하를 시켜 바다에 버릴 것을 명했다.

앞에는 황천강 뒤에는 유사강이 흐르는 여울에 한번 던지니 용솟음하여 뭍으로 다시 나오고 두 번째 던져도 뭍으로 다시 나온다. 세 번째 던지니 물속으로 들어가는데 하늘이 안던 자손이라 깊이 가라앉지 않고 금거북이 나타나 지고 간다.

부모님과의 재회

이때, 석가세존이 삼천세자를 거느리고 사해도 구경하고 인간도 제도할겸 해서 세상으로 나오다가 타향산 서촌을 굽어보니 밤이면 서기가 하늘에 가득하고 낮에는 안개가 자욱한 것이 이상했다.

다녀온 목련존자가 석가세존에게 아뢰었다.

석가 세존은

하시며 돌배를 바삐 지어 가까이 가보니 국왕의 일곱째 공주였다.

석가세존은 탄식하였다.

주위를 살펴보니 비리공덕 할아비와 비리공덕 할미가 바랑을 둘러메고 노감투 숙여 쓰고 황천경을 손에 들고 자지곡(서 : 지옥노래)을 노래삼아 외우면서 온다. 석가 세존이 묻는다.

석가세존의 말을 듣고 할미가 말했다.

말을 마친 석가세존은 온데간데 없이 바람처럼 어디론가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 그제서야 할아비와 할미는 부처님인 줄 알았다.

함을 굽어보니 국왕 칠공주라 써 있었다. 함 앞에서 효성경과 애정경과 금강경, 법화경, 천지팔양경을 차례로 외우니 함 뚜껑이 열린다. 함 속에 든 아이를 보니 입에는 왕거미가 가득하고 귀에는 불개미가 가득하고 허리에는 구렁이가 감겨 있었다. 아이를 데려다가 물로 깨끗하게 씻었다. 가사장삼을 벗어 씻은 아이를 안고 돌아서니 난데없는 초가삼간이 절묘하게 지어져 있다. 비리공덕 할아비, 비리공덕 할미는 거기서 아이를 키우기로 하였다.

아기는 점점 자라나 어느 덧 일곱 살이 되니 배우지 않은 학문에도 능통하여 상통천문 하달지리 육도삼략 모두가 무불통지하여 모를 것이 없다.

하루는 아기가 묻는다.

할아비와 할미가 아뢴다.

할미는 뜰로 내려가 옷깃을 여민 후 눈물을 흘리며 아뢴다.

이럭저럭하여 세월은 자꾸 가고 아가씨는 십오 세의 나이가 되었다.

한편 대왕마마 내외가 한날 한시에 똑같이 병이 들어 시녀 상궁들은 걱정이 많았다. 하루는 대왕마마가 상궁을 부르더니

하고 문복할 것을 명했다.

상궁이 천하궁의 갈이박사를 찾아가 점괘를 들었다.

상궁으로부터 점괘를 들은 대왕마마는 길게 탄식하였다.

눈물을 흘리다가 언뜻 잠이 들었는데 뜰 가운데에 난데없는 청의동자가 나타나 절을한다.

동자가 올라와서 아뢴다.

대왕이 묻자 동자가 대답한다.

하고 동자는 온데 같데 없이 사라졌다. 그제서야 깨어보니 남가일몽 꿈이었다.

대왕마마는 신하들을 불러 물어보았다.

신하들이 아뢰는 말을 들은 대왕은 눈물을 흘리면서 용상을 치며 탄식하였다.

신하들에게 바리공주 찾을 것을 명령했다.

한 신하가 나와 대왕마마에게 아뢴다.

그러자 중전마마가

하면서 탄식하였다.

신하는 거듭 청했다.

대왕마마는 어주 삼배를 내린 후에 하직하고 길을 떠나 보냈다.

대궐문을 나서자 어딘지 갈 바를 몰라 신하가 망설이고 있는데, 까막까치가 나타나 고개짓을 하며 길을 인도하고 풀과 나무들도 한곳으로 쏠리며 방향을 알려 인도해 태양 서촌으로 찾아 들어갔다.

마을에 들어가니 월직사자와 일직 사자가 나타나 묻는다.

사자들은 신하를 대문으로 안내했다. 쇠문을 두드리며 소리쳐 부르니 비리공덕 할아비, 할미가 나온다.

바리공주가 나와서 신하에게 묻는다.

바리공주가 표적을 받아보니 양전 마마의 생월 생시며 애기의 생월 생시가 꼭 같았다.

금쟁반에 정안수를 담고 대왕마마 무명지를 베어 피를 흘리게 하고 아기 무명지를 베어 섞으니 한 데로 합친다. 그제서야 바리공주는

고 하며 따라나선다.

공주는 사양하였다.

바리공주는 자기가 살던 곳을 정리한 후 대궐을 향해 떠났다. 일행은 몇날을 걷고 또 걸어서야 대궐에 당도했다.

신하가 먼저 들어가 대왕마마에게 아뢰엇다.

바리공주가 대명전에 읍하고 통곡하니 대왕마마는 용루를 흘리시며

바리공주는 울음을 그치며 말했다.

여섯 형님네가 옆에 있다가.

고 하는 말이 오뉴월의 악다구리 우는 소리 같다. 바리공주가 드디어 가겠다고 나섰다.

바리공주의 모험

대왕마마는 바리공주에게 비대 창옥, 비단 고의, 고운 패랭이, 무쇠 질방, 무쇠 주령, 무쇠 신을 내려 주었다. 바리공주는 그것을 받아 몸에 걸친 후 대궐문을 나섰다. 나서니 동서를 분간치 못하고 갈 곳도 아득했다. 망설이고 서 있는데 까막 까치가 날아와서 길을 인도해 준다. 바리공주가 무쇠 지팡이를 한 번 짚으니 펀리를 가고, 두 번 짚으니 이천리를, 세 번 짚으니 삼사천리를 간다. 때는 춘삼월 호시절로 백화는 만발하고 시내는 잔잔했다. 푸른 버들 속에 황금 같은 꾀꼬리는 벗을 부르느라 지저귀고 앵무 공작은 서로 희롱한다.

금바위 밑을 보니 반송이 구부러졌는데 석가여래와 지장보살이 바둑을 두고 있다. (황 : 석가세존님과 지장보살님에게 오기전까지의 모험이 그려져 있다. - 검은빨래가 눈처럼 희어질때까지 빨래를 해 주고, 무쇠 다리 아흔 아홉칸을 놓아주고, 탑을 쌓아주고, 검은 수건을 하얗게 빨아주는 일) 바리공주는 나가 재배하였다. 그러자 석가세존님은 눈을 감으시고 지장보살이 말씀하신다.

그제서야 석가세존님은 눈을 뜬다.

석가세존님은 감동한 듯 머리를 연신 끄덕인다.

석가세존님은 낭화 세 가지와 금주령(황 : 금지팡이)을 주시며 일러준다.

바리공주는 두 손으로 받고 하직 인사를 올린 후 길을 떠났다.

한 곳에 당도하니 칼산지옥, 불산지옥, 독사지옥, 한빙지옥, 구렁지옥, 배암지옥, 문지옥이 펼쳐져 있었다(황 : 팔만 사천지옥). 철성(鐵城)이 하늘에 닿았는데 구름도 쉬어 넘고 바람도 쉬어 넘는 곳이었다. 귀를 기울이니 죄인 다스리는 소리가 나는데 육칠월 악마구리 우는 소리 같았다. 낭화를 흔드니 칠성이 무너지고 죄인들이 쏟아져 나왔다. 눈없는 죄인, 팔없는 죄인, 다리없는 죄인, 목 없는 죄인, 귀졸들이 나와 바리공주에게 매달리며 구제해 달라고 애원한다. 바리공주는 그들을 위해 염불을 외어 극락 가기를 빌어 주었다. 바리공주가 이곳을 지나니 또 커다란 바다가 펼쳐 있다. 이곳은 날짐승의 깃도 가라앉는 곳으로 배도 없는 곳이다. 망설이던 바리공주는 부처님의 말씀을 생각하고 금주령을 하늘로 던졌다. 그러자 무지개가 서서 건너갈 수가 있었다. 건너가니 키는 하늘에 닿고, 눈은 등잔 같고 얼굴은 쟁반 같은 무장승이 서 있다.

세월은 흘러 어느덧 석삼 년 아홉 해가 되니 하루는 무장승이,

바리공주와 무장승은 천지로 장막을 삼고, 일월로 등촉을 삼고, 썩은 나무 등걸로 원앙금침을 삼고 살림을 시작했다. 세월은 또 흘러서 바리공주는 마침내 아들 입곱을 낳아 주었다.

바리공주는 이제 그만 돌아가겠다고 했다.

무장승이 청했다.

바리공주는 물을 넣어 짊어지고 하직 인사를 한 후 길을 떠나려 하자.

무장승도 가겠다고 나섰다. 갈때는 한 몸이더니 돌아올 때에는 아홉 몸이었다

부모님의 회생과 무신이 된 바리공주

갈치산 불치 고개 대세지 고개를 넘어오니 피바다에 배들이 떠다닌다.

바리공주가 그 중의 한 사람에게 물었다.

그 뒤에 배 한 척이 또 따르고 있어 바리공주가 물어보았다.

또 한 배가 보이는데 그 배는 불도 없고 달도 없고 임자도 없고 조용히 흘러가고 있었다.

바리공주는 크게 슬퍼하며 염불하여 그들이 극락왕생하도록 해주었다.

바리공주가 유사강을 지나 세상으로 나오니 소여대여가 나온다. 산에서 나무를 베는 초등들에게 어떤 연고의 소여, 대여냐고 물었다.

바리공주가 아기 업었던 수건 일곱 자 일곱 치 고를 풀어서 주니 초동들은 그제서야 대답한다.

그제서야 명정을 보니 임금 왕자가 뚜렷했다. 바리공주는 머리풀어 산발하고 무장승과 일곱 아들을 감춘 후 상여 앞으로 나가 소여꾼과 대여꾼을 물리게 하고 관을 뜯어서 양전 마마를 묶은 안매 일곱매밖매 일곱매, 소대렴을 풀고 좌수와 우수를 편안하게 한 후에, 바리공주는 조정 백관과 시녀 상궁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양전마마의 입에 서천서역에서 가져온 약수를 넣고 또 개안수를 양전 마마의 품에 넣고 또 뼈 살이 꽃, 살 살이 꽃, 피 살이 꽃을 눈에 넣으니, 양전마마가 후-하고 긴 숨을 내쉬며 기지개를 키고 일어나 앉으면서

조정 백관들이 아뢰었다.

나오실 적에는 곡성을 하며 인산이었는데 돌아가실 제는 거동 시위가 분명했다. 상궁 시녀가 뒤따르고 별감이 시위하여 환궁하는데 녹의 홍상이 꽃밭을 이루어 나라 안은 기쁨으로 가득 찼다. 환궁하여 정좌한 후에 대왕마마는 바리공주에게 물었다.

대왕마마는 무장승 입시할 것을 명했다. 잠시후 신하들이 돌아와 아뢴다.

무장승이 입시하니 대왕마마는 깜짝 놀라

하자,

하고 바리공주는 자신의 양부모인 비리공덕 할아비 할미의 은덕을 아뢰었다.

대왕마마는 모두에게 골고루 은덕을 베풀어 제도해 주었다.

무장승은 산신제 평토제를 받아 먹고 살게 점지하였으며, 비리공덕 할미는 지노귀새남굿을 할 때 영혼이 저승으로 들어가기 위해 거쳐가는 가시문과 쇠문, 시왕문에 지켜 섰다가 별비(別費)를 받아 먹고 살게 점지하고, 바리공주의 일곱 아이들은 저승의 십대왕이 되어 먹고 살게 점지하였다. 그리고 바리공주는 인도국 보살이 되어 절에 가면만반 공양을 받고, 들로 내려오면 큰머리 단장에 은아몽두리 입고 언얼도와 삼지창, 방울과 부채를 손에 든 무당이 되어 죽은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도록 마련하였다.

http://images.jikji.org/wikiimages/JikjiEnd.png

엮인 글


소설_갈래, 신화_갈래


  1. 魚鼻, 직지 주: 에비, 지지, 떼지<찌> 같이 많이 들어오던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중국 글자 좋아하는 사람들이 억지로 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

바리데기(바리공주) (last edited 2011-11-16 22:17:49 by Minsoo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