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s
First Landing State Park
공원 소개
First Landing State Park는 한국에 있는 공원을 빼고나서, 미국에 와서 가본 공원중에 아직까지 제일 좋아하는 곳이다. 아마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까 한다.
유럽인들이 처음으로 발을 디딘 곳이라지만, 우리 가족이 야영, 공원 나들이 첫 발을 디디게 한 공원이기도 하다. 미국이라는 낯선 나라에 와서 야영이 뭔지, 주립 공원들이 뭐하는 곳인지도 모르고 있다가 용욱이 학교 친구인 비텔릭네 가족이 이 공원에 캠핑을 같이 하자고 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이제는 누구랑 같이 안 가도 잘도 다닌다.
다음은 공원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는 다음과 같다.
http://www.dcr.virginia.gov/state_parks/documents/1stland.pdf
http://www.dcr.virginia.gov/state_parks/documents/1stland2.pdf
우리가 예약한 야영장 약도이다. 노랜색 동그라미 표시가 되어 있는 곳이 전기, 수도 시설이 없는 텐트전용 야영장이다. 전기, 수도 있는 곳에도 텐트를 칠 수는 있는데, 이곳은 주로 RV가 들어오도록 설계되어 있다.
2008년 6월 28일 야영
6/28, 사전 조사와 바다에서의 수영, 야간 산책
원래 여기에 이 날 가기로 한 것은 버지니아 수족관, 해양 과학 박물관에서 하는 가족 행사 때문이었는데, 그 전날 늦게 자는 바람에 짐을 미리 못싸고, 토요일 당일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짐을 싸고 나왔는데도 자정이 거의 다되어서야 도착했다. 수족관은 포기하고, 바로 First Landing State Park 야영장으로 향했다.
이 공원에서도 다음과 같은 풍성한 행사가 있다. 결론적으로, 여기에서는 야간 산책만 할 수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무슨 일정을 짜는 것은 결국 희망사항일 뿐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Beach Safari At First Landing State Park
- Date: Saturday, June 28, 2008
- Time: 9:30 AM - 10:30 AM
- Location: Meet at the end of the main Beach Boardwalk near the Chesapeake Bay Center
- Description: Explore the beach with your "Safari Challenge" sheet and find out why the shoreline is so important. The park guide will be available to answer questions and help children do a seashell craft. $2 craft fee. Safari program is free.
- Extra Event Fee: Yes
- Children Allowed: Yes
Critter Crawl At First Landing State Park
- Date: Saturday, June 28, 2008
- Time: 10:30 AM - 11:00 AM
- Location: Meet at the end of the Main Boardwalk
- Description: Get an up close look at some of the critters we've found in the park. Children can a do a craft related to the animals we've found. $2 craft fee.
- Extra Event Fee: Yes
- Children Allowed: Yes
Swamp Stomp on the Bald Cypress Trail At First Landing State Park
- Date: Saturday, June 28, 2008
- Time: 3:00 PM - 4:30 PM
- Location: Meet at the Trail Center
Description: Take a short hike down the Bald Cypress Trail to the overlook platform. We'll dip our buckets into the swamp and see what we can bring up--frogs, turtles, invertebrates, water skaters, and more!
- Extra Event Fee: No
- Children Allowed: Yes
Night Hike At First Landing State Park
- Date: Saturday, June 28, 2008
- Time: 8:30 PM - 10:00 PM
- Location: Meet at the Trail Center
- Description: Explore the night life in the park--we'll cover your flashlight with red tissue paper and bring along our owl calls. Look and listen for owls, raccoons, and opossums.
- Extra Event Fee: No
- Children Allowed: Yes
Geocaching--Outdoor Treasure Hunters At First Landing State Park
- Date: Sunday, June 29, 2008
- Time: 1:30 PM - 3:30 PM
- Location: Meet at the Trail Center
- Description: Learn all about Geocaching and how to use Garmin GPS receivers as we do fun activities and hunt for geocaches in the park! It's modern day treasure hunting! $2 per person; $6 per family.
- Extra Event Fee: Yes
- Children Allowed: Yes
Guided Hike on the Indian Trail At First Landing State Park
- Date: Sunday, June 29, 2008
- Time: 4:30 PM - 5:30 PM
- Location: Meet at the Trail Center
- Description: Stroll through a replica Eastern Woodland Indian community as the park guide answers questions and provides information about the ancient peoples of the Tidewater area. Children can do a craft related to Native American lifeways. $2 craft fee; guided hike is free.
- Extra Event Fee: Yes
- Children Allowed: Yes
#!Frame align=float:left,thick=0,width=40%,margin=1em 0em 0em 0em [[ImageLink(http://images.jikji.org/161_6150.JPG, alt=야영장 A3, width=500)]]
왼편 사진은 여기에 도착해서 찍은 것이다. A3 표지판이 보인다. 나무 그늘이 많고, 자리도 넓고, 비교적 좋은 터였다. 아직 짐이 다 보이지는 않지만, 처음 캠핑을 시작할 때 보다 짐들이 많이 늘었다. 냉장상자 두 개, 덴트에 깔 고무 바닦재, 간이 의자 다섯 개, 아이들 자전거, 버너에 전기 밥솥까지, 거의 집을 하나 옮겨 오는 꼴이다. 거기에다가 먹을 것들, 입을 것들, 그리고 바다여행에 꼭 필요한 튜브까지 다 바리 바라 싸 들고 왔다.
텐트를 치는데 듬직하게 도와주는 녀석은 용훈이 뿐이다. 용욱이는 벌써 시들해졌는지, 아니면 따른 더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는지 아빠와 용훈이가 치는 텐트에는 관심이 없다. 용훈이는 ''폴'' 대 꺼내서 ''텐트''에 끼울 때부터 시작해서, 사방에 돌아가면서 기둥 박을 때까지, 그리고 안에 바닥 까는 거까지 다 도와준다. 바닥까는 거는 용원이도 좀 거들었다. 아마도 이번에 처음으로 바닥을 깔다보니 신선해서 그리하는 것 같다.
내가 텐트를 치는동안, 집사람은 음식을 정리했다.
오는 동안 차에서 워낙에 이것 저것 많이들 먹으면서 와서 그런지 아이들은 그리 배가 고프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래서 간단하게 시원한 수박을 잘라서 먹고 더위를 가시게 하고 그 다음에 무엇을 할지 의논을 했다.
사실 수영에 재미를 붙여가고 있는 두 아이들에게, 그리고 아직 수영 교육을 받지는 못했지만, 자기명의의 모래놀이 도구가 있는 용훈이에게 바닷가에 와서 무엇을 할지 의논을 한다는 것이 무의미 했다. "일단 바닷가로 가야지", 그게 최고의 결정인 것이다.
아이들은 지치지도 않고 바다에서 놀았다. 어려서부터 물에 겁이 많은 나이지만, 이번에는 튜브를 들고 타기도 하고, 땅짚고 헤엄치는 시늉도 하고 하면서 놀았다. 귀가 물속에 잠기는 기분은 아직까지 극복하기 힘든 두려움이다.
아이들은 한참을 놀다가 이제 모래성 쌓기를 시작했다. 나도 도와서 한참을 같이 쌓았는데, 아 정말이지 파도가 부수고 또 부수고 하는 그런 자리에 꼭 모래성을 쌓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내 생각은 이렇건만, 용욱이는 그 모래성을 정말이지 한참동안 아빠와 함께 잘 쌓고 놀았고, 그 성 안에 바닷물을 가두워 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실천에 옮기고야 말았다. 덕분에 나는 한참을 삽질만 했다...
지칠때까지 논 아이들은 이제 배가 고프다고 가서 밥 먹자고 한다. 집사람은 용은이 데리고 먼저 가서 나가는 길목에서 기다리고, 나는 배고프다면서도 마지막 남은 힘까지 다 빼서 더 놀겠다는 나머지 아이들과 몇 번 더 바닷물에 들어가서 돌다가 수습해서 텐트로 돌아왔다. 정말이지, 아이들은 한군데에 열중하면 지치는 것도 모르고 빠져든다.
돌아와서는 제일 먼저 씻고,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다.
2007년 성탄절맞이 연말 가족여행
#!Frame align=float:right,thick=0,width=40%,margin=1em 0em 0em 0em [[Image(MinsooKim/Album/cabin_at_first_landing_state_park.png)]]
집사람과 결혼하고 처음으로 시작한 가족전통이 결혼기념일 사진 찍기였는데, 해마다 사진에 아이들을 더해가는 것을 즐거워하다가 결국에는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또 다른 가족전통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2005년부터 시작한 "새해 첫 해돋이 보기", 2006년부터 시작한 "여름철 캠핑", 그리고 올해부터 시작한 주말 "하이킹". 새삼스레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가를 배워가고 있는 중이다.
올해에도 해돋이를 기대하고 있는 터였는데, 새해 해돋이 전에 헌해를 먼저 잘 보내줄 기회가 왔다.
올해 회사사정이 어려운지, 성탄절인 낀 일주일 동안 연월차 휴가를 쓰는 것을 전사적으로 적극 권장했다. 덕분에 난생 처음으로 성탄절맞이 연말 가족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는데, 급작스럽게 잡은 것이라서 집에서 가까운, 대서양을 바라볼 수 있는 버지니아 바닷가로 결정을 했다. 처음에는 호텔을 예약했었는데, 영 평판이 안좋아서 아내가 나중에 다시 First Landing State Park cabin으로 숙소를 정했다. 일정은 24일 들어가서 27일 아침에 나오는 것. 오른쪽에 보이는 사진은 나오는 날 아침에 온 가족이 cabin을 배경으로 찍은 것이다. 나오면서 이렇게들 들뜬 표정을 하고 있는 이유는 다음 일정이 '고래보기바다나들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짤막하게 3박 4일의 일정을 생각나는대로 기록하려고 한다.
2007년 12월 24일
년말의 날씨라기에는 너무나도 화창하고 따스한 날이었다. 숙소에는 오후 3시 이후에나 들어갈 수 있고, 가는데 차로 한 두 시간 남짓 걸리므로 오전에는 비교적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어머님께 용돈을 송금 하려고 한미은행(Bank Of America)에 들려 일처리 하고, 옛날 집에 들러서 내 자전거, 그리고 애들 자전거를 챙기고 나니까 거의 11시가 되었다. 우선 버지니아 수족관, 해양 과학 박물관으로 향했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아이들과 시간 때우기에 좋은 곳이고, 여행 일정중 하나인 고래보기바다나들이를 예약하려면 들려야 하는 곳이기도 했다.
수족관에 도착한 것은 거의 한시가 다 되어서였다. 도착하자마자, 일년동안 아무때가 들어갈 수 있다는 수족관 가족회원권을 사고, 물어 물어 고래보기 배편 예약을 한다는 곳을 찾아갔는데, 아무도 없어서 결국 전화를 걸어 어렵사리 예약을 했다.
#!Frame align=float:left,thick=0,width=50%,margin=0em 0em 1em 0em [[Image(MinsooKim/Album/va_aquarium.png)]]
이 수족관은 실제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어서 제법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 처음 입구에서는 보통 말굽게(HorseshoeCrab)와 여러 가지 바닷가 '소품'들을 설명하고 있다. 다들 자원봉사를 하는 모양이다. 이 게는 공룡보다 오래된 종이라는데, 참 놀라왔다. 그리고 설명하는 사람이 게를 뒤집어서는 먹이를 먹는 모습을 보여주고, 내 아내게게 먹이를 먹여보게도 했다. 나는 이 게를 칼 세이건 박사가 쓴 코스모스를 통해 어럼풋이 기억하고 있는데, 아, 참 놀라운 게다.
왼편의 사진은 아이들이 바다거북이 있는 큰 수족관 앞에서 말 그대로 바다거북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장수한다는 바다거북인데, 얼마나 살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수족관에 오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한 녀석은 무척 붙임성이 있어 보였다. 나는 한참 동안 이 바다거북의 '눈'을 보면서, PETA 회장의 연설이 떠올랐다. - AddLater
이 수족관은 크게 두 개 건물로 이루어져 있고, 자연을 따라 걷는 산책로로 연결되어 있는데, 언제든지 또 올 수 있다는 확신에 두번 째 건물 관람은 뒤로 미룬 채First Landing State Park 숙소로 향했다.
3시부터 첵크 인이 된다는데, 한 4시쯤 도착했다. 그런데, 이런, 성탄전날이라서 그런지 주위에 관리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관리초소 건물벽에 붙어있는 전화번호로 급히 전화를 해보니, 22일부터 25일까지 논다는 것과, 첵크 인 날짜가 자기네들 노는 기간동안에 잡혀있으면 예약을 취소하든지 하라는 안내가 들려나왔다. 당황하고 있는 사이, 공원 저쪽편에서 경찰차가 한 대 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급히 문을 열고 사정 설명을 하니, 그냥 예약한 숙소로 가면 열쇠가 있을 것이라고, 아마 계속 안내전화를 들으면 그런 설명을 할 것이라고 말하고는 사라졌다. 짧은 순간 내가 전화하는 모습과 당황해 하는 모습을 다 본 모양이다. 아무튼, 숙소에 가보니 말대로 안에 노란 봉투가 있고, 그 안에 열쇠가 들어 있었다. 아, 잠깐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참 다행이다.
#!Frame align=float:left,position=relative,thick=0,width=25% [[Image(MinsooKim/Album/cabin18_at_flsp1.png)]]
#!Frame align=float:right,position=relative,thick=0,width=25% [[Image(MinsooKim/Album/cabin18_at_flsp2.png)]]
#!Frame align=float:center,position=relative,thick=0,width=40%
Cabin은 다해서 여섯 명이 잘 수 있다는데, 사진에 보이는대로 큰 침대 하나 있는 방, 작은 침대 두 개 있는 방, 부엌, 밥먹는 곳, 벽난로가 있는 생활 공간, 그리고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었다.
밖에는 뒤쪽으로 데크와 피크닉 식탁이 놓여있고, 앞쪽으로는 방충망을 두룬 포치와 흔들의자 두 개가 나란이 있어 제법 운치가 있어보였다. 여름이라면 이 바깥 공간을 다 이용할 수 있었으리라.
숙소안은, 무궁화 다섯개 짜리 호텔은 아니지만, 비교적 단정했다. 한 가족이 머물면서 자연을 벗삼아 즐기다 가기에는 딱 맞춤인 임시거처란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집에서 준비해온 반찬과, 그리고 부랴부랴 밥통에 밥을 해서 온 가족이 좀 이른 저녁을 먹었다. 수족관 관람때문에 피곤한 것인지, 여행때문에 마음이 들떠서 그런지, 아니면 그냥 밥먹은 포만감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밥먹고 나니까 만사가 다 귀찮아 진다. 어차피 성탄 전날이라 가게들도 일찍 다 문을 닫았을 것이고, 이곳 주위에 좀 둘러볼만한 곳을 찾아보려고 해도 안내책자 하나 주는 곳도 없고, 인터넷과 텔레비전도 없으니 딱히 할 일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그래도 휴간데, 이맘때 쯤에 버지니아 바닷가 길거리에서 하는 홀리데이 라이트라도 보고 오면 아이들 재울 시간이 될것 같고, 뭔가 했다는 보람도 있을 것 같아서 아이들을 다 씻기고, 다시 정신 단속을 해서 밤 8시 경 시내로 나섰다.
뉴욕주에서 버지니아주로 내려온 첫 해였나, 그 다음해였나, 이곳에서 홀리데이 라이트를 본 적이 있었다. 그 때 애들은 다 잤고, 차들은 많고, 차안에서 그냥 네온 불빛으로 이런 저런 장식을 보면서 지나가는 것이라 다시 보지 말자 했었다. 다시 와보니 나와 아내는 예전과 같은 생각인데, 여덞 살 용욱, 다섯 살 용원이는 그저 좋아라 하고, 세 살 용훈이는 잠이 들었다. 막내 용은이는 그저 울기만 했다. 입장하는데 가격이 십불인데, 그래도 두 아이들이 좋아하니 본전은 뽑은 것 같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니 10시를 조금 넘었다. 하늘을 보니 휘영청 밝은 달이 나무 사이로 우리를 맞는다. 내가 낭광병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밝은 달은 늘 나를 매료시킨다. 이 얼마나 운치있는 밤인가...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읊조리며 별을 세기에는 밤하늘이 너무 밝았지만, 우물이라도 있으면 우물속 달을 들여다보며 자화상이라도 되내이고 싶은 밤이다.
이렇게 하루를 마감한다... 벽난로 앞에 아이들 선물을 놓고 잠을 청했다.
2007년 12월 25일
둘째 날, 날씨는 비교적 맑았다. 아이들이 선물을 뜯어보고 뭐라뭐라 하는 소리에 일어났다. 벌써 누가 선물을 주는지 아는 나이라, 진짜 산타가 와서 주었다고 믿는 기색은 아니다. 어제 사실 차에 짐 싣는 사이에 선물이 담긴 봉지를 훔쳐본 녀석들이라서 엄마 아빠가 산 거라는 것을 다 알고 있는 게다. 그런게지 뭐.
아이들은 어제부터 바닷가를 가고 싶어했다. 그토록 간절히 바닷가를 가고 싶어하는 이유는 바닷가에 있는 조개 껍질, 고둥 껍질, "인어공주 지갑"이라고 불리는 홍어 알 껍데기(Skate egg shell), 그리고 고둥 알 껍질 등을 줍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나도 어릴적에 한진리 바닷가 갯벌을 걸어다니던 기억이 난다. 그래, 나도 그랬었지. 나는 한쪽 발이 큰 게, 일명 항발이들이 갯벌에 나와있다가 사람들이 가까이 가면 일제히 구멍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그 게들을 잡으려면 등어리 분분을 눌러 잡았다. 집게발에 물리지 않게 말이다. 어릴적에 그리 놀았던 나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생명들을 함부로 잡지 말라고 이야기 한다. 아마도, 어른들이 함께 있는 것과 아이들끼리 어울려 노는 분위기의 차이이리라. 하긴, 그렇게 생명과 함께 놀고, 죽는 것도 보고, 미물도 죽여보고 그래야 생명이 소중한 것을 아는 법이다. - AddLater 녹색평론 시.
여기 First Landing State Park 바닷가는 개발이 덜 된 곳이다. 그리고 생태적으로도 보존이 잘 되어 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두 번을 가야 했는데, 한 번은 바닷가에 있는 것들을 담을 봉지가 마땅치 않아서 두번째에 비밀 봉지를 들고 다시 나섰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바갓다에서도, 모래 둔덕에서도 잘 놀았다. 나중에 보니 모래 둔덕으로 함부로 다니지 말고 길을 낸 쪽으로만 다니라는 안내가 있었다. 뭐, 몰랐으니 어쩔 수 없지.
모래 둔덕에는 주로 풀이 자란다. 야생 동물의 발자욱, 그리고 새 깃털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생명이 그 역할을 다 하고 있는 곳 같았다. 나는 여기 모래 둔덕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에 매료되었다. 식물이 지닌 강인한 생명력이 참 놀라운 것이다. 아이들은 그저 둔덕에서 미끄럼을 타고, 마치 야생동물인양 풀 사이로 숨어서 아빠가 찾아주기를 기다린다.
아이들은 그저 잘 놀건만, 나는, 마지막에는 모래 둔덕과 풀 사이에 숨으며 재미있게 놀려고 애쓰기는 했지만서도, 아이들만큼 재미있게 잘 놀지를 못한다. 왜일까? 삶을 그저 노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노는 것으로 돈을 벌지 못하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아이들 눈 높이를 못 맞춰주는 부족한 아빠이기 때문일까? 이유가 무엇이든지 간에, 다음부터는 정말 더 재미있게 놀아야겠다.
이렇게 노는 사이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가서 점심 먹을 시간이 다 되어 간다. 아내와 용은이는 감기기운으로 몸이 안좋아서 두번째에는 못 나오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빨리 밥먹고 같이 나와서 기분 전환좀 시켜야겠다.
아이들을 데리고 숙소로 돌아와 점심밥을 먹었다. 아내가 준비해 온 반찬이 참 큰 몫을 한다. 늘 준비성이 철저한 것이 참 고맙다...
#!Frame align=float:right,,thick=0,width=25% [[Image(MinsooKim/Album/yongs_at_cypress_trail.png)]]
점심을 먹고는 공원 산책을 하기로 했다. 공원에 관리하는 사람 아무도 없지만, 무인 컴퓨터 안내 화면을 통해서 공원 지도를 확인한 터라, 어디로 갈지 쉬 알 수 있었다. 자전거로 갈 수 있는 길도 있지만, 가족수는 여섯인데 자전거 수가 셋이나 좀 곤란하고, 결국 걸어서만 갈 수 있는 "Bald Cypress Trail"로 정했다. 다해서 한 3km정도 되는 길인데,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는 딱 안성맞춤인 산책로인 것이다. 산책로는 사진에서 보는대로 울창한 숲에, 겨울인데도 아직 푸르름이 남아있고, 변화가 많은 길이어서 지루하지 않았다.
나무 생긴 모양으로 보아 내 평생 Cypress는 처음 보는 것 같다. 사전을 찾아보니 "측백나무과(科) 드린실편백속(屬) 상록수의 총칭"이라고 나오는데, 이름을 보니 우리나라에는 없는 나무같다. 참 신기하게 생긴 나무다. 특히 CypressKnee는 참 독특하게 생겼다. 그리고 그 나무 가지위에, 그리고 그 숲의 대부분 나무 가지 위에 소나무 겨우살이(SpanishMoss)가 널부러져 있었다. 설명에는 인디언들이 아이들 기저귀로 썼다고 한다. 나는 소나무 겨우살이의 단순하면서도 정교한, 신의 설계를 보는 재미로 기분이 짜릿했다. 이런 신비한 식물에 사로잡힌 사람이 내가 처음은 아닌 모양이다. Spanish Moss, A Graceful, Mysterious, Eerie, and Beautiful Southern Air Plant쪽에서는 이 글은 쓴 사람이 자기 평생동안 매료되었다고 하니 말이다...
아이들은 용은이 기저귀로 쓸거라면서 걸어가면서 바닦에 떨어져 있는 것을 주워모으느라고 난리다.
#!Frame align=float:left,thick=0,width=30%,margin=1em 0em 0em 0em [[Image(MinsooKim/Album/tree_at_vadune.png)]]
나는 이 산책로를 걸어가면서 또 다른 두 가지 사실에 그저 넋을 잃었다.
하나는, 걷고 있는 땅이 모래성분이라는 것. 옛날 한 때, 오늘 아침 바닷가에서 본 바로 그 모래 둔덕이었을 성 싶은 그런 모래가 시간이 지나면서 나무를 키워낼 수 있는 비옥한 땅으로 변해하고 있는 것이다. 아침 바닷가에서 본 수풀과 나무 한 구루, 그리고 거기서부터 몇 킬로미터를 들어온 숲이 둘이 아니라 연결된 하나임을 눈으로 본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을 다시 확인한 것이었다. 언제부터인가 겨울에 잎이 다 떨어진채 나뭇가지만 앙상한 나무가 아름답게 느껴졌다. 나무의 의지를, 그리고 이 세상에서 오로지 하나뿐인 바로 "그 나무"를 더 확실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쓰러진 나무가, 벌써 죽었어야 했을 나무가, 줄기를 뿌리로 만들고, 그 반대편 줄기는 다시 하늘을 향해 뻗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무야말로 강인한 생명력의 상징이며, 하늘을 향해, 태양을 향해 자라고자 하는 의지의 산물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한 두시간을 넘게 산책을 마치고 나니 벌써 어둑어둑해졌다. 아이들 단속해서 집으로 들어와 저녁밥 먹고 일찍 잤다.
2007년 12월 26일
아침부터 비가 무진장 내렸다. 그동안 안 내린 것이 천만 다행이다. 내일 바다로 고래보러 나가는데 비때문에 괜찮을까 모르겠다.
내일은 내일이고, 오늘은 드디어 공원 방문객 센터가 문 여는 날. 아침밥 먹고, 그곳을 향해갔다. 방문객 센터에도 간단하게 구경할 것이 있다고 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오늘은 주로 건물안에서 볼 수 있는 곳으로 다녀야겠다고 벌써 계획을 잡고 있는 터라, 방문객 센터를 거쳐 수족관을 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방문객 센터에서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께서 반갑게 맞는다. "이 비오는 날씨에 무슨 바람으로 바닷가에 오셨나?" 하시면서 오늘 우리가 첫 방문객이란다. 할아버지는 우리가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리치몬드에서 왔다고 하니까, 원래 고향이 어디냐고 묻는다. 대한민국, 서울이라고 했더니, 최근에 자기 딸이 한국에서 아들을 입양했다면서 사진까지 보여준다. 헐.
지도를 구하고, 이런 저런 안내 책자를 받아들고, 건물 왼편에 있는 First Landing 관련 전시물과, 오른편에 있는 바닷가 생태 전시물을 보기 시각했다. History of Virgina에 의하면 First Landing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 On April 26, 1607, a landing was effected at Cape Henry, a cross planted, and the country taken possession of in the name of King James of England. After several days and several landings, they passed up a broad river which was named "James" in honor of the King, and on May 13 anchored off Jamestown Island, then a low-lying peninsula. Here the first settlement was begun.
전시물은 그 과정을 좀 더 재미있게 알려주는 구성이었다. 그중에 재미있는 것이 있었는데, 인디언과 유럽인의 시각차이와 서로간의 오해를 비교해 논 것이다.
눈길을 끄는 하나는 인디언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것. 유럽인들이 본 것은 여자들만 일하고 남자들은 노는 것이었는데, 실제로는 인디언들은 남자와 여자들이 모두 먹을거리를 구하려고 일을 했고, 남자들은 주로 사냥을 했기 때문에, 힘 쓸 때를 위해 힘을 비축하는 것이었던 것이다. 유럽인들은 사냥을 "운동(Sports)"으로 여겼기에, 인디언 남자들이 사냥하는 것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참 엄청난 인식과 문화의 차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인디언들은 그 이전에도 유럽사람들이 왔다갔고, 대부분 교역을 하거나, 적응을 잘 못해 죽어가는 경우를 보아왔기 때문에 1607년에 이 땅을 밟은 사람들도 같은 경우로 생각했고, 손님처럼 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1607년에 온 사람들은 그 땅에 정착을 하러 왔고, 만약 인디언들이 그 사실을 알았다면 역사가 또 바뀌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 그리고 다시금 역사는 승자의 기록인 것이다.
#!Frame align=float:left,thick=0,width=35% [[Image(MinsooKim/Album/yongwook_yonghoon_at_aquarium.png)]]
아내가 잡은 여행 일정에는 Cape Henry를 방문해서 등대를 올라가는 것이 잡혀있었지만, 비수기에는 문을 안 연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바로 수족관으로 향했다. 첫 날 못 본 두번 째 건물을 볼 생각으로 말이다. 두번 째 건물은 주로 바닷가 주변의 민물생태를 보여준다. 첫번 째 건물에 비해 좀 더 작은 공간이지만, 수달은 늘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이고, 성탄절 연휴를 맞이하여 인형극도 하고 해서 나름대로 아이들과 시간을 잘 보냈다.
날씨가 좋았다면 두번 째 건물에서 난 산책로를 다라 첫번 째 건물로 가는 것도 운치가 있는 일이건만, 비 때문에 자동차로 첫번 째 건물로 가서 다시 한번 더 똑같은 것을 구경하고 왔다. 아이들은 두번을 봐도 지겨워하지도 않는다. 아마도 지겨워하지 않는 반목이 진정 배우는 과정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날씨 영향인지, 사람들이 더 많았고, 거북에게 먹이를 주는 과정을 보여주며 거북의 생태를 설명하기도 했고, 중간 중간에 동물들의 생태 설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 보고 나서 밖을 보니 비는 좀 잦아들었지만, 바람은 더욱 세졌다. 내일 고래보기가 걱정이 되어 선착장 사무실에 전화를 했더니 내일 바다에 나가는 것은 아직까지 취소 안되었다고 한다.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파도만 높지 않으면 나간단다...
아이들을 챙겨 다시 숙소로 향했다. 오는 길에 Heritage라는 유기농 농산물 가게에 들러서 아이스크림하고 맥주 두 병을 사왔다.
돌아오자, 용원이는 자전거가 타고싶어 난리다. 사실 그동안 보조바퀴를 뗀후에 제대로 못탔는데, 이번에 오면서는 보조바퀴를 다시 붙였기 때문에 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것이다. 그래서 자건거 있는 세 사람, 나와 용욱이와 용원이는 자전거를 몰고 밖으로 다시 나갔다. 그사이 비가 좀 잦아들어서 아스팔트에서 자전거 타기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용욱이는 자기 마음대로 왔다갔다하고, 용원이는 아직도 좀 천천히, 조심스럽게 자전거를 탄다. 나는 그 뒤에서 열심히 응원을 한다. "왼 발, 오른 발, 왼 발, 오른 발......". 자전거를 몰고 숙소로 들어오는 입구까지 나갔다가 돌아와서 저녁을 먹었다.
아이들은 일찍 재우고, 아내와 함께 맥주를 함께 마시려고 했는데, 감기로 몸이 좋지 않고, 애들하고 씨름하느라 힘들었는지 같이 마시기가 쉽지 않다. 결국, 한 모금 먹이고, 나머지는 내가 다 먹었다. 내년 새해 다짐으로 집에서 술 안마시기를 생각하고 있는데, 아마도 올해에 마시는 마지막 맥주가 될듯 싶다. 이렇게 이곳에서의 마지막 밤이 지나갔다. 내일은 날씨가 맑기를 바라면서 잠이 들었다.
2007년 12월 27일
용원이가 뭐라는 소리에 잠이 깼다. 자전거를 타러 나가자는 것이다. 밖을 보니 날씨는 맑고 화창하다. 언제 비가내렸다는 듯이 말이다.
다시 자전거를 몰고 나, 용욱, 용원 이렇게 셋이 또 나섰다. 아침 일찍이라서 사람 별로 없고, 공기 맑고 시원하고, 자전거타기에 딱 안성맞춤이다. 어제 갔던데 까지 갔을 즈음, 아이들에게 "우리 자전거 더 오래 탈까?"하니까 당연히 그러잔다. Cape Henry가 자전거도 탈 수 있는 산책로이기 때문에 그 길로 나섰다. 먼저 들어선 길은 큰 길 오른쪽으로 길게 쭉 뻗은 평탄한 길. 오가는 몇 사람을 만나고, 쭉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숙소 쪽으로 향하지 않고 큰 길 왼쪽으로 난 길로 들어섰다. 이쪽 길은 제법 구불 구불 하고, 언덕과 내리막도 있고 제법 운치가 있다. 나와 용욱이 둘이서 간다면 이 길 끝까지 갔다 오련만, 보조 바퀴가 두 개 더 있는 용원에게는 쉽지 않아 보였다. 얼마만큼을 갔다가 용원이에게는 길이 좀 어려워 보여서 다시 길을 되집어 돌아와 숙소로 향했다.
자, 아침밥 먹고 정리 정돈, 청소 다 하고 나갈 준비가 끝났다. 오늘은 바다로 고래보러 가는 날이다. 날씨가 좋아져서 운이 좋으면 볼 수도 있겠다.
#!Frame align=float:right,thick=0,width=35% [[Image(MinsooKim/Album/yongs_at_whalewatch.png)]]
배를 타는 곳은 Rudee Inlet 이라는 곳이다. 신문 기사에 의하면 1968년에 사람이 만든 내해이다. 사람이 만든 것이다 보니 해마다 자연이 메우는 부분을 다시 파내느라고 많은 돈을 들이는 것 같다. 그래도 고래보기 같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곳이다보니 울며 겨자먹기로 파내야 하는 것이다.
고래는 바다에 사는 젖먹이 동물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그 큰 몸집으로 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이다. 그런 동물을 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아내와 아이들은 몇 일 전부터 고래관련 책을 보고 기대심을 키워오는 중이라 특히 아이들 눈은 초롱초롱, 반짝반짝한다.
아이들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속으로 배멀미라도 하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는데, 다행이 아무렇지도 않았다. 아이들은 계속해서, 한시도 놓치지 않고 바다를 보고 있다. 당장이라도 고래가 나타나면 바라볼 양으로 말이다. 하긴 선착장으로 오는 동안 차안에서 고래를 보게 해달라고 기도까지 한 녀석들이니 그 바람이 오죽할까.
하지만, 고래는 쉬 보이지 않는다. 배안에 탄 박물관에서 나온 전문가에 물어보니 이곳이 고래가 지나가는 길은 아니라고 한다. 그래도 종종 고래 새끼들이 먹을 것을 찾아 나오기 때문에 고래를 볼 수 있기는 한데, 오늘이 올 겨울 첫 고래보기 항해이고, 선장들끼리 무전으로 연락을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고래가 보인다는 소식은 없다는 것이다. 나는 추워서 단념을 하고 선실 안으로 들어가서 따듯한 코코아를 한 잔 사 마셨다. 아내와 큰 아이 둘은 계속 밖에서 바다를 보고 있다. 저런 것이 근성이라는 것일까?
한 시간이 넘게 나왔지만 고래는 아직도 보이지 않았다. 원래 두 시간이라고 광고한 관광상품이니, 조만간 방향을 틀어 내해로 향할 것 같았다. 역시나, 고래를 못본채 뱃머리를 돌려 다시 Rudee Inlet으로 들어왔다. 아쉬웠지만, 그래도 바다 구경 참 잘 하고 왔다. 잊고 있었던 사실, 바다는 고래에 비해 정말로 무지 막지하게 더 크다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고 왔다.
이렇게 해서 짧지만 알찬 연말 휴가를 보내고 왔다. 몇 일 있다 할 새해 해돋이 구경이 기다려 진다.






